마케팅자동화 : 디지털마케팅 시대의 필수 과목
그냥 쓰던 폰 쓰면 안 될까?
조금 불편해도 쓰던 폰이 더 낫다는 아버지의 말씀에 내 반응은 일관된다. 스마트폰을 쓸 줄 알아야 맥도날드에서 주문도 하고, KTX 티켓도 끊을 수 있다고. 실제로, 사무실 근처 분식집 입구의 자동 주문 모니터 앞에서 나를 (손님인 나를) 번갈아 보며 도움을 요청하시는 어르신들을 접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내가 없었어도 어떻게든 드셨을거다.
하지만, 기계 앞에서 제법 시간을 버리셨을거다.
트렌드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잠깐 떴다가 가라앉는 “유행”인데, 패션 또는 2002년 붉은 악마 정도를 예로 들 수 있다. 흐름이 아무리 강력해도 반드시 동참하지 않아도 된다. 반면, 다른 한 종류는 연속되는 과정 중 ‘하나의 단계’로서의 트렌드이다. 예를 들어 통신망이 3G에서 4G, 4G에서 5G로 옮겨가는 과정, 즉 다음 단계로 가기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현상”인 것이다. 이것은 흐름이 강력하지 않아도, 감지가 되었다면 따라가야 한다. 터치폰에 사용자가 버튼 폰 사용자보다 스마트폰에 빠르게 적응하고, 훌륭하게 김밥 주문을 해내거나, 입출국 심사를 재빠르게 빠져나와 면세점 쇼핑을 더 즐길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세계적 마케팅 트렌드 : 마케팅자동화
마케팅 세계에서 심심치 않게 들려오는 단어, “마케팅자동화.”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적극적으로 마케팅자동화를 도입하고 활용하고 있는데, 당신은 아마도 시간과 추가 인력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다소 소극적으로 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또는, 현재 브랜드 성장 단계에 내일 당장 이득을 가져다줄 것도 아닌 새로운 체계를 받아들이는 것이 부담이거나, 기술적 장애가 두려워 못 본 척하고 있다. 그럼 나중에 도입하면 안정적일까?
오산이다
나중에 해도 된다? 세 가지 측면에서 오산이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더 편한 솔루션이 나오겠지만, 이 역시 이전 버전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국한된다.
1. 우리 회사만 안한다고? 정말로?
지금 이 영역에 대해 소극적이고, 그럴 만한 명분이 있더라도, 마케팅자동화를 강 건너 불구경하듯 대하고 있다면, 반드시 뒤를 돌아보시라. 당신의 집은 이미 잿더미가 되어있을 것이다. 옆집은 이미 마케팅자동화를 도입한지 오래이다. 챗봇, 이메일 마케팅, 키워드 수집, 고객 관찰, CTA(Call To Action). 당신의 고객들은 새벽 4시에도 자기를 케어해주는 옆가게로 옮겨간지 오래다. 즉, 이미 여러 채널로 침투한 자동화를 당신도 경험하면서, 실행은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2. 진짜 비용 절감을 위한다면, 자동화가 정답이다
안 그래도 직원들은 바쁘고, 당신의 수면 시간은 줄어드는데, 여기에 새로운 체계를 도입하는 것은 과적이라고 여겨진다면, 한 번 생각해보자. 다리가 아픈데, 병원에 가는 동안 그 다리가 더 상할 까봐 가지않는 것 만큼 안타까운 일이 어디 있을까. 마케팅자동화는 당신에게 새로운 업무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고, 역으로 업무를 해결하는 “솔루션”이다. 처방전을 손에 쥔 약사이다.
이런 말도 있지않은가.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 라면은 엄마에게.
3. 어렵거나 비싸지 않다
장판교 위의 장비처럼 떡 버티고 있는 마케팅 자동화 단어와 기법들. 두려움에 시작하지 못했다면, 희망을 가지길 바란다. 장비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가보면 인자한 돌하르방이다. 마케팅자동화 솔루션의 도입은 어렵지 않다. 특히, 최근 등장하고 있는 마케팅자동화 솔루션들은 직관적인 UX/UI와 사용방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가장 좋은 점은 “결국엔 경제적인” 자원이라는 것이다. 야근 식대, 각종 수당, 연월차, 상여금 모두 필요없다. 얼굴에 때나 묻지않게 보호필름 한 장 정도 붙여주면 충분하다.
그리고 당신은 팀원들과 맥주 한 잔과 함께 느슨한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된다.
아래 6점의 작품 중 로봇이 그린 작품은 무엇일까? (정답은 이 글의 가장 마지막에 공개)
60전 60승. 로봇의 진화. 아니, 혁명.
알파고가 세계 바둑계의 창과 방패를 상대로 거둔 온라인 성적이다. 이세돌로부터의 패배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겠지만, 실수는 지워버렸다. 이제 더 이상 패배하지도 않을 것이다. 진화 위에 진화를 쌓아가며, 우리를 두드려 패지만 않을 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윌스미스와 대화 중인 로봇 “소피아.”는 연출로봇이 아닌 실제 로봇이다)
로봇이, 또는 감정 없는 시스템이 인간의 감성 영역 정복을 위해 꾸준히 개발되고 있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우주선에 동석한 타스는 농담의 정도를 “스코어링”하며 상대를 농락하고, 우리 앞에 실제로 등장한 동족 로봇 “소피아”는 비록 정해진 대본에 대한 대답만 하고 있지만, 어느 날 분명 당신에게 돌진하여 페미니즘으로 논쟁의 포문을 열고 무참하게 승리할 것이다. 아, 왼손으론 체스 세계 챔피언을 농락하면서 말이다.
마케팅 자동화, 콘텐츠까지 만들어낼까?
미래를 내다볼 수 없다면, 과거를 돌아보자. 구글에서 키워드를 수집하던 로봇이, 어느 날 당신에게 역으로 키워드를 제안하고, 그 키워드가 먹혀 들어갈 타깃과 공간, 시간까지 추천한다. 그리고 우리 디지털마케팅 팀은 더 이상 철학이나 인문학을 바탕으로 콘텐츠를 기획하지 않는다. 망설임 없이 “그들”의 추천을 받는다. 수집에서 분석, 분석에서 제안, 제안에서 기획. 다음 단계는 바로 “창조”가 될 것이고, 내일로부터 생각보다 빠르게 당신을 향해 오고 있을 것이다.
마케팅자동화, 반드시 동참해야 할 트렌드
앞서 말한 트렌드의 두 종류 중, 마케팅자동화는 당신이 그 흐름을 얼마나 인지하고 있느냐를 떠나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반드시 동참해야 하는 현상이다. 지금은 모른 척하다가 다음 단계를 기다려도 되지만, 경쟁사는 이미 충분히 예습된 모범생의 모습으로 더 빠르게, 더 훌륭한 결과물을 만들어 낼 것이다. 아직도 버튼 폰인가? 무인 기계 앞에서, 뒷사람 눈치를 보며 쩔쩔매고 있는 어느 날 “그때 애들 말을 들어야 했어”라며 한탄할 것인가.
마케팅자동화라는 트렌드를 회사의 의지대로 선택하지 않았으면 한다. 태평양 한가운데에서 육지를 향한 파도에 몸을 싣지 않고 버티는 것을 소신이나 전략이라 할 수는 없다.
결국, 방향을 잃고 어디로도 나아가지 못하는 상태.
우리는 그것을 “표류(Drift)”라고 부른다.
당신의 내일은 육지로의 나아감인가, 망망대해 가운데 표류인가.
>> 로봇인 그린 그림은? 대부분은 A, B, C로 응답하지만 정답은 F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