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정보과부하를 방지하는 방법

Hick’s Law와 정보 과부하는 그다지 새로운 용어나 혁신적인 개념으로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잘못된 잼을 샀는지, 올바른 잼을 샀는지 누가 신경이나 쓰겠습니까? (팔기만 하면 되지!) 하지만 상황을 조금 바꿔 ‘퇴직 연금 상품’을 고르는 중이라고 상상해봅시다. 고객이 상품의 옵션과 종류에 압도되어 바로 고르지 못했다면, 고객의 미래노후계획에 악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심리학자 Barry Schwartz는 TED talk에서 선택의 역설(paradox of choice)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Barry Schwartz는 자신의 연구를 언급하면서 지나치게 많은 선택에는 비용이 투입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은퇴자금을 충분히 모아두지 못한다면, 퇴직할 즈음이면 되어 쫄쫄 굶어야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재직하고 있는 회사로부터 돈을 받아낼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선택은 감정소모를 동반합니다. 서두에 언급한 Cheesecake Factory라는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는다고 가정해봅시다. 메뉴판에는 거의 50가지 요리가 있으며 적어도 10개 정도는 당신이 원래 먹고싶어 했던 요리일 것입니다. 15분동안 고민한 끝에 주문했습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메뉴판에 요리가 3가지밖에 없다면 어땠을까요?

선택지가 많을수록, 고객은 더 많은 기회를 놓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회를 놓칠수록, 더욱 후회를 느낄 것입니다. 여기 자사의 고객이 느끼는 정보 과부하를 막는 팁이 있습니다. 허브스팟의 시니어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수년간 쌓아온 경험으로 작성했습니다.

 

1. 매주마다 디자인 크리틱을 하세요.

얼마전 팀원이 이런 제안을 했습니다. “새로운 기능을 구축했는데 이걸 글로벌 네비게이션 바(GNB)에 추가하는 건 어떨까요?”

글로벌 내비게이션 바

모든 페이지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메뉴를 지칭하는 UX(User experience) 디자인 관련 용어입니다. 최상위 메뉴로 보통 상단에 위치하며, 메인메뉴라도고 부릅니다.

과연 새로운 기능이 잘 보일까요? 아마도 그럴 겁니다. 글로벌 내비게이션 바는 (웹사이트를 제품으로 생각한다면) 전체 제품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고, 중심이 되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많이 사용될까요? 가장 상단에 위치하니, 마찬가지로 “yes”입니다.

내비게이션 바의 다른 아이템들만큼 사용자에게 중요할까요? 모릅니다. 새로 출시된 기능이며 사용자 조사 데이터나 행동 데이터도 없기 때문입니다.

내비게이션 바에 아이템을 하나 더 추가한 디자인이 실제 사용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사실 저는 고객에 대한 보호 본능을 느낍니다. 자사 고객의 대부분이 중견 ~ 중소 규모 기업에서 일인다역을 맡아 일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이루 말할 수도 없이 바쁩니다. 그리고 저희가 맡은 바는 이들을 돕는 업무입니다.

내비게이션 바에 기능을 하나 더 추가한다고 가정해봅시다. 이는 모든 고객에게 선택지를 하나 더 주는 일과 같습니다. 텍스트, 아이콘, 버튼, 링크, 색상, 필드, 라디오 버튼 등 제품 내에 있는 요소라면 전부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사용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무엇을 선택하든 약간의 불안과 마비감, 잠재적인 후회를 체험한다는 걸 의미합니다. 고객은 이미 저녁으로는 뭘 먹지? 올해 어머니 생신은 어떻게 준비할까? 화장실 배관을 고치기 위해서는 어떤 파이프를 골라야 할까? 등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허브스팟의 UX(User Experience) 팀은 이러한 가치에 자부심을 느끼며 변경 사항에 대해 상호가 책임질 수 있도록 매주 디자인 크리틱을 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에는 UX가 외부와 단절된 상태에서 변경되지 않도록 피드백도 주고받습니다.

 

2. 제품을 변경할 때에는 -특히 기능을 추가하는 경우- 항상 최종사용자(엔드유저, end user)를 염두에 두세요.

사실을 말하자면, UX 팀은 고객의 선택을 제한하는 디자인과 필요기능에 접근권을 부여하는 디자인 사이에서 끊임없이 균형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균형은 고객이 자사의 디자인을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콘텐츠 관리 시스템 팀을 위해 프로덕트를 디자인했던 때입니다. 콘텐츠 관리 시스템에 소속된 사용자 대부분은 UX 팀이 제작한 디자인과 한 달에 1~2회가량만 상호작용했습니다. 이 행동은 콘텐츠 관리 시스템 팀은 랜딩 페이지에 접속할 때마다 늘 ‘신선함’을 (좋은 뜻 아님) 느낀다는 시사점을 남깁니다. 따라서 이들은 접속할 때마다 새로 익혀야 했고, 몇몇은 “키 액션(key action)”을 어떻게 수행하는지 잊기도 했습니다. 

대조적으로 CRM 사용자의 대부분은 (영업사원, 영업관리자 그리고 영업부장 등) 자사의 제품에 매일 그리고 온종일 접속합니다. 따라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모든 것을 기억했으며, 더 많은 선택지와 정보를 줄수록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만 랜딩 페이지를 제작하는 마케터와 대조적인 부분입니다. 제품을 자주 사용하는 사용자일수록 선택의 폭은 넓어질 때 편안함을 느낍니다. Miller’s Law에 따르면 보통의 사람은 5개에서 9개 사이의 항목 정도만 워킹 메모리(working memory)에 보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제품을 디자인할 때에는 사용자의 직업과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항상 Miller’s Law를 유념하며 변경사항을 고민하거나 제안합니다.

 

3. 정기적으로 사용자 데이터와 피드백을 분석하세요.

그렇다면 디자인 속 선택지의 수는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요? 추천하는 방법은 “내부를 살펴봐라!”입니다.

행동 데이터를 가져와서 각 디자인을 사용하는 3~5가지의 주요 사용자 플로우를 이해합니다. 해당 플로우들은 현재의 디자인이 왜 존재하는지에 관해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플로우는 고객의 주요경로입니다.

고객의 전화를 받거나 직접 만나서 큰 소리로 대화하며 고객에서 주요 플로우를 설명해보세요. 신규 고객과 기존 고객 모두를 대상으로 삼아야 합니다. 고객들은 얼마나 빨리 결정을 내릴 수 있었나요? 고객은 불안해 보이나요? 선택을 후회하는 듯 보이나요? 만약 그렇다면 고객에게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를 주었기 때문입니다. 고객은 초조하게 보이나요? 필요한 작업을 위해 다른 페이지를 들러야 해서 화가 나진 않았을까요? 지루해 보이나요? 그렇다면 디자인에 선택지를 추가해보세요.

결과 분석은 시간의 소모가 큰 업무입니다. 단어나 색상을 바꾸거나 내비게이션 바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일은 쉽습니다. 쉽지 않은 건 회사가 확장된 이후에 수백 수천 개로 늘어난 ‘게으름’의 결과물들을 수정하는 일입니다. 고객이 절규할 때까지 기다리지 마세요. 고객을 위하고, 옳은 일을 하세요. 매주 크리틱 하는 문화를 정착시키고, 책임질 수 있는 디자인을 결정하세요. 물론 고객은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객의 바쁜 삶 속에서 고민거리를 하나 줄여주었다는 생각과 함께 편히 발 뻗고 잘 수 있을 것입니다.